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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사진

연아사랑(부여 궁남지)

부여 궁남지

한국 최초 연못, 1만평 연꽃이 활짝

소매 끝을 파고드는 소슬한 기운과 더불어 살사리꽃(코스모스)의 하늘거림도 더욱 정겹게 보인다. 이 초가을의 자연색을 꾸며주는 물건들로는 살사리꽃 외에도 옥수수밭 두렁에 울타리로 들어선 해바라기와 초가지붕에 매달린 조롱박, 돌담에 쇤 오이나 수세미와 섞이어 나뒹구는 호박 등이 있다.

그런데 이 무렵 비취색 하늘을 가장 열렬히 받아주는 꽃은 연꽃이 아닐까 연꽃은 이파리와 꽃봉오리와 넓적하게 벌어진 꽃잎과, 그 꽃이파리들이 다 떨어져 나간 뒤 허공에 홀연히 남은 씨방주머니들이 가을의 스산함을 웬만큼 채워주기에 제격이다.

서기 634년에 파서 20여리 물을 끌어와 둘레엔 버드나무 휘영청..
1965년 복원, 지금도 홍련 백련 10여종이 빼곡이 피어 '극락'을 살짝 보여준다.

연꽃은 한동안 우리 주변에서 구경하기 어려운 꽃이었고, 지금도 흔한 꽃은 아니지만 예전에 선조들은 연꽃을 꽃 중의 군자로 여기고 극진히 아껴왔다. 좋은 집을 짓는 데는 꼭 연꽃을 앉힌 ‘연못’을 조성했고, 연꽃은 문인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곤 했다. 담묵으로 연대를 죽죽 휘갈겨 가운데 대여섯 곳에 반점들을 찍고, 먹을 훨훨 번지게 하여 호방한 연잎과 연밥을 그리고, 그 아래 수면 위에 띄엄띄엄 개구리밥 같은 수초를 띄우고 몽롱한 개구리 한 마리를 앉혀놓으면 이 세상의 평화가 모두 거기에 와 있는 그림이 된다.

연꽃이 오래 전부터 아낌을 받아온 것은 꽃의 자태와 쓰임새 때문이다. 특히 연꽃은 더러운 연못에서 깨끗한 꽃을 피운다 하여 선비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주무숙이라는 선비는 <애련설>(愛蓮說)에서 “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이 소통하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다.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으며 우뚝 깨끗이 서 있는 품은 멀리서 볼 것이요 다붓하여 구경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자라 한다”고 했다. <양화소록>에서는 “깨끗한 병 속에 담긴 가을 물이라고나 할까. 홍백련은 강호에 뛰어나서 이름을 구함을 즐기지 않으나 자연히 그 이름을 감추기 어려우니 이것은 기산(箕山)·영천(潁川)간에 숨어살던 소부(巢父)·허유(許由)와 같은 유라 하겠다”고 평하고 있다.


△  꽃잎이 질 무렵 두각을 드러내는 연꽃 씨방.
불교에서는 연꽃이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고 하여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으로 쓰고 있다. 즉 극락세계를 달리 부를 때에 ‘연방’이라고 한다. 또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라 표현한다. 부처가 앉아있는 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연꽃이 종자를 많이 맺기에 다산의 징표로 보았다. 부인들의 옷에 연꽃 문양을 새겨넣는 것은 연꽃의 다산성에 힘입어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실생활에서는 연꽃이 약재로 쓰이어 왔다. 연꽃의 종자는 자양(玆養), 보비(補脾), 익신(益腎), 진정(鎭靜), 수렴(收斂), 지사(止瀉)의 효능이 있다 하여 신체허약, 위장병, 불면 등의 증상에 치료제로 이용되었고, 잎은 수종, 소변불리, 토혈, 변혈, 붕루 등의 증상에 이용되었다. 연뿌리는 지사제나 건위제로 이용되었으며 식품으로도 쓰였다.

최근 지자체와 절 몇 곳에서 공들여 연꽃을 가꾸고 있다. 해마다 8월 중순에 연꽃축제가 열리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 회산 연꽃방죽에서는 올해도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축제가 열렸다. 회산 연꽃방죽은 일제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10만평에 이른다. 이곳엔 흰색꽃이 피는 백련이 많고 50여종의 수생식물을 최근에 이식시켜 놓았다(061-450-5223: 무안군청 홍보계). 전남 보성 대원사엔 7개의 연못에 108 종류의 백련과 수련이 피어 있다. 지난 달 12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연꽃축제를 연다(061-852-1755: 대원사 종무실). 홍련방죽으로 유명한 전주 덕진공원 덕진방죽에서는 해마다 연꽃이 절정인 7월말에 연꽃축제를 연다.

지금 가면 가장 다양하고 풍성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충남 부여 궁남지이다. 이곳엔 1만여평의 연못(궁남지의 전체 면적은 10만평)에 홍련, 백련, 수련, 가시연, 왜개연 등 10여 종의 연꽃이 피어 있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한국 최초의 연못이자 가장 오래된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무왕 36년(634년)에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였고…”라는 기록이 나온다. 우리 역사에서 정원과 연못을 조성했다는 최초의 기록이다. 백제는 정원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 사람 노자공(路子工)이 일본 황궁의 정원을 꾸며 일본 아스카 시대 정원사의 시원이 되었다고 한다. 궁남지는 1965년에 복원했는데, 연못 둘레에는 버드나무가 둥글게 늘어서 있어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운 멋이 우러난다.

부여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로--천안·논산고속도로-서논산나들목-부여읍, 막히지 않는다면 양재동 톨게이트에서 2시간 거리이다.

부여읍 한식당 어라하(041-836-2392)에 가면 홍삼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 지난 6월 백마강가에 문을 연 부여문화관광호텔(041-835-5252)은 부여 유일의 관광호텔이다. 각종 회의실과 위락시설, 한·양·뷔페식당과 노래방 등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백제의 문화유산과 ’백제의 한’을 더듬어보려면, 부여읍 동남리에 있는 부여박물관(041-834-6746)에 들렀다가 구드래나룻터에서 백마강 유람선을 타고 고란사입구에서 내려 고란사 샘물을 마신 뒤, 부소산성에 올라가 낙화암을 내려다보면 된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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